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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그리고-지금

눈물로 피는 꽃

 

 

 

 

 

눈물로 피는 꽃

한때, 그녀는 마당 가득 꽃을 심었다.

 

진달래, 목련, 수국, 그리고 이름 모를 작은 들꽃들.

 

그녀는 항상 말하곤 했다.

 

"눈물로 키운 꽃은 더 오래 피어, 더 깊게 향기 나지."

 

 

 

 

 

어린 아들은 그 말의 의미를 몰랐다.

 

그저 어머니가 또 시적인 말을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세월이 흘렀다.

 

아들은 커서 도시로 나갔고,

 

어머니는 작은 시골집에 홀로 남았다.

 

봄마다 혼자 삽을 들고, 무릎을 꿇고, 손으로 흙을 파며

 

작은 꽃들을 심었다.


 

 

 


"너도 보고 싶지? 서울은 너무 바쁘다면서…"

 

어머니는 매년 아들의 부재 속에서도 꽃을 피웠다.

 

편지는 줄어들고, 전화는 짧아지고,

 

명절에도 목소리만 들려올 뿐

 

그의 발자국은 마당에 찍히지 않았다.

 

 

 

 



 



어느 해, 큰 수술을 받은 어머니는

 

더 이상 손으로 흙을 팔 힘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마지막 남은 힘으로

 

하얀 국화를 하나 심었다.

 


“이건… 마지막 꽃이 되겠지.”

 

혼잣말처럼 중얼이며

 

눈물을 한 방울, 또 한 방울

 

꽃 위에 떨구었다.

몇 주 후,

 

그녀는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편안한 미소와 함께.

 

 

 



아들은 장례식 날에야 집에 도착했다.

 

문이 삐걱 열리고,

 

먼지 낀 거실엔 어머니의 냄새가 남아 있었다.

그는 정원으로 나갔다.


 

 

 

 

잡초 속에서 유독 하얗게 피어난 국화 한 송이.

 

잎에 말라붙은 자국.

 

그는 그것이 물이 아닌

 

눈물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제야 무릎을 꿇었다.


 

 

 

흙에 얼굴을 묻고,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엄마… 엄마… 왜 나 기다렸어요…”

 

“왜 혼자서 다 견디셨어요…”

그의 울음이 잦아들 즈음,


 

 

 

바람이 불었다.

 

국화는 조용히 흔들렸고

 

그 향기는 깊고, 아프고, 따뜻했다.

마치 그녀가 마지막으로 말하는 듯했다.

 

"괜찮다. 나는 네 눈물 속에서 다시 피었으니.

 

이 프란치스코

 

mu.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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